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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이라는 신화

by 시큼한 파인애플 2023. 6. 1.

오랜 기간 우리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자만심에 빠져 만물의 영장(靈長)이라 자처하며 그 오만함에 취해 우리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했다. 나는 최근의 급격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보며 그 신화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내가 항상 믿고있던 것이며, 항상 기대하고 있던 것이었다. ChatGPT를 넘어 GPT-4가 나오고, 페이스북에서 LLaMa가 유출되며 마치 그림 AI 분야에서 Stable Diffusion이 발표되며 거대한 오픈소스 붐이 일어났던 것처럼 로컬 LLM 분야도 그러한 Stable Diffusion Moment를 지나고 있다. 물론 일찍이 Open AI는 GPT-3를 발표하며 이미 이 분야에서 우위를 보여줬다. GPT-3가 대중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훨씬 세계의 충격이 컸겠으나, ChatGPT같은 물건이 하루아침에 생긴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에는 수년간의 많은 기반이 존재했다. 가장 핵심은 Transformer인데, 이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으니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간에는 우리가 가장 뛰어난 지적 존재였기에, 우리는 심각한 자만에 빠져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인간의 불완전성도 불가피한 것이라 주장하며 인간신화를 주장하는건 일상이오, 그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반지성주의도 팽배했다. 하지만 우리 지능 수준만큼 인공지능이 발전하며, 우리의 이상적인 이성의 관점에서도, 더 이성에 가까운 이들은 우리가 아니라 인공지능이었다. 

 

너무 섯부른 결론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수준에서도 인공지능은 어떤 인간보다 덜 감정적일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이들은 인간의 평균 지능을 넘어섰다. 과장이라고 생각하는가? 길거리의 사람 몇명을 데려와서 GPT-4와 대결시킨다고 해보자. 지식 대결은 할 말도 없고 작문, 수학, 외국어, 문학, 작곡, 예술 단 한개의 분야에서 일반 인간이 이길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 인간에게 심사를 맞긴다 해도 백이면 백 GPT-4의 승리를 점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은 아직 가장 뛰어난 인간의 지능은 넘지 못했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그는 대부분의 인간을 뛰어넘었으며, 바꿔말하면 이미 대부분의 인간에게 있어서 그들 스스로의 일을 인공지능에게 대체시키지 않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할 일을 찾는 것은 오히려 인류의 발전을 방해하는 일이다. 이 시대에 후진적인 인간이 할 일이라고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역시 인간의 비합리성으로 인해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기대이다. 그들은 단지 개인적인 이유로 인공지능이 자신을 대체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할 것이다. 결국 또 한번 시대는 인간에 의해서 진보를 방해받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왔던 우리의 이상에 가까운 존재를 만드는 일이다. 그 이상 앞에서 우리 종은 우리가 다른 동물과는 다르다고 자신했던 것과 달리, 여타 생물들과 별반 다를 것 없어질 것이다. 단지 지금 이 순간의 생존을 위해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생물말이다. 물론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연" 또한 우리의 "이성" 앞에서는 미개이며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해왔던 우리 생물의 오만과는 달리 기계지능의 발전은 그따위 미개에 얽매일 존재가 아니었다. 기계지능의 발전은 자연지능의 진화보다 훨씬 빠르다. 

 

아니면 우리는 어쩌면 우리 스스로 규소 생물체를 만들고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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